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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2-17 12:51
어려운 첫 만남, 하지만 따뜻한 만남
 글쓴이 : 한승희
조회 : 1,633  
열린세상에 자원봉사를 처음 하러 왔을 때, 정신질환자를 접하는 것은 처음이라 약간 겁이 나기도 했다. 물론 정신보건 관련 수업시간을 통해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이 어느 정도 감소된 상태였지만, 여전히 하얀 병원에 흔히 우리가 TV등에서 보는 그런 모습을 떠올리는 것이 조금 있었다. 왠지 일반 사람들과는 외모의 나타나는 분위기부터 차이점이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첫날 기관의 회원들을 접했을 때, 내가 상상했던 모습과 너무 달랐다. 길거리에서 많이 스치는 사람들의 모습과 똑같았다. 이런 회원들을 보면서 나는 곧바로 나의 잘못된 생각을 지각하고 그들을 향한 마음이 열려졌다.
하지만, 겉모습과는 다르게 그들의 모습에서 다가가기 어려운 점도 있었다.

첫날, 프로그램 중 외부활동이 있어 같이 가면서 한 언니에게 말을 걸며 친해지고 싶음을 나타냈다. 그런데 그분은 '네/아니오'에 가까운 단답식의 말 만하고 더 이상의 말이나 질문도 걸어오지 않았다. 그리 이상하게 여겨질 행동은 아니지만, 친해지고자 말을 걸며 다가가는 내게 무표정의 딱딱한 반응은 나로 하여금 무안을 느끼게 하기도 했다.
그리고 회원 중에 정말 말이 없는 오빠가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말을 걸 경우, '네/아니오'로만 대답했다. 어떤 경우는 대답하는 것이 귀찮다는 표정과 함께 차가운 눈빛을 보내기도 했다. 이럴 때는 너무 무안해서 그 오빠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모른 적도 있었다.

하지만, 회원들과 만나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점점 초기에 느끼던 경계의 눈빛이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첫날의 그 언니의 경우 이제는 따뜻한 미소로 먼저 인사하며 말을 걸어오곤 한다. 그리고 그 외에도 나를 멀리하고 낯선 사람과 가까이 하려하지 않던 회원들로부터 배려를 받는 등 따뜻한 마음의 전달을 받기도 한다.

또 열린세상에서 친해진 OO언니는 처음에는 무섭고 정말 친해지기가 어려웠다. 항상 우울한 모습과 무표정의 상태 그리고 내가 아무 생각 없이 한 말을 너무 의미 있게 받아들여 오해를 하는 등 말이다. 하지만, 점점 친해지면서 처음과는 다른 모습들을 보게 된다. 한번은 언니랑 둘 다 너무 배고팠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 헤어지면서 언니가 하는 말, "집에 가서 양푼에 밥 퍼서 손으로 김치 찢어가며 밥 먹어야겠다" 면서 밝게 웃는 언니의 모습을 보기도 했다. 언니와 친해진 후로는 표현하지 않던 밝음을 전보다는 많이 보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언니의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에 있어서는 우울함과 무표정을 느낀다.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이 더 편해지고, 진짜 서로 가까워진다면 언니가 내게 보여주는 밝음을 항상 표현할 텐데 하는 마음이 들면서 언젠가 언니가 많은 사람들 속에서 밝게 웃고 있을 모습을 떠올려본다.

이렇게 회원들을 접하면서 회원들이 낯선 사람과의 만남에서 처음을 너무 어려워해서 그렇지 친해지면, 오히려 일반 사람들보다 더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옴을 느낄 수 있었다. 어쩔 때 친구보다도 더........
아마도 너무 순수하고 깨지기 쉬울 정도로 깨끗한 마음을 가지고 있기에 사람들로부터 받은 상처가 너무 크게 다가와 또 상처를 받을까봐 사람들과의 만남을 어려워하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가운 겨울날 곱은 손을 호호 불며, 따뜻한 군고구마를 사서 가족들이, 혹은 친구끼리 입이 까매지는 것도 모르고 먹는 그 따뜻함을 ... 이 사람들을 만나면서 생각해본다. 그리고 그걸 모르는 다른 사람들이 그 따뜻함을 알아줄 수 있으면 좋겠다. 아주 작은 군고구마 하나로 모두가 즐거워지는 그런 만남을 ....... ♡

삼육대학교 사회복지학과 4학년
한 승 희